"도수가 너무 높아서 안 된다던데요." 근시수술을 알아보러 오시면 자주 하시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상담에서 먼저 보는 것은 도수가 얼마나 높으냐가 아닙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그 도수가 얼마나 움직였느냐부터 봅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수술은 지금 눈에 맞춰 각막을 다듬는 일인데, 그 눈이 아직 계속 변하는 중이면 애써 맞춰 놓아도 얼마 못 가 다시 어긋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글은 도수가 몇인지를 놓고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그 도수가 몇 년에 걸쳐 어떻게 변해 왔는지를 놓고 봅니다.

높은 도수와 흔들리는 도수는 다른 문제입니다

반쯤 열린 서랍 옆 테이블에 한 줄로 놓인 오래된 안경 네 개

두 사람을 나란히 놓아 보겠습니다. 한 사람은 도수가 꽤 높지만 삼 년 동안 거의 그대로였습니다. 다른 사람은 도수가 그리 높지 않은데 해마다 조금씩 올라가고 있습니다.

흔히 생각하는 것과 달리, 수술을 검토할 때는 앞사람 쪽이 이야기를 꺼내기 쉽습니다. 도수가 자리를 잡았으니 그 값에 맞춰 계획을 세울 수 있고, 남은 것은 각막에 여유가 있느냐뿐입니다. 뒷사람은 각막이 넉넉해도 맞출 기준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계획을 세워 봐야 그 기준이 또 움직입니다.

물론 도수가 높든 낮든 상관없다는 말은 아닙니다. 많이 깎아야 할수록 각막에서 덜어 낼 양이 커지고, 남는 두께는 줄어듭니다. 다만 그건 어떤 방식으로 할 수 있느냐의 문제입니다. 지금 이 이야기를 시작해도 되는 때인가는 그보다 앞에 오는 질문입니다. 순서가 뒤집히면, 방식부터 고르다가 정작 해도 될 시기를 놓치거나 아직 이른데 방식만 정해 놓게 됩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도수가 얼마나 흔들리느냐가 지금 시작해도 되는지를 정하고, 도수의 높이와 각막 상태가 어떤 방식으로 할지를 정합니다. 앞의 답이 나오기 전에는 뒤의 이야기를 해 봐야 소용이 없습니다.

이 순서를 알고 가면 상담에서 듣는 말도 달리 들립니다. "지금은 어렵습니다"라는 답을 들었을 때, 각막이 얇아서인지 도수가 아직 움직여서인지를 가려 물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각막은 기다린다고 두꺼워지지 않지만, 도수는 몇 년 지나면 잦아들 수 있습니다. 같은 "어렵습니다"인데 그다음에 할 일이 전혀 다릅니다.

변화의 폭을 무엇으로 확인하는가

시점이 다른 세 값과 그 사이 간격을 표시한 타임라인 도식

그럼 그 흔들림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가장 확실한 것은 시기가 다른 두 번 이상의 검사값입니다.

안경이나 렌즈를 맞출 때마다 받으신 처방 기록이 바로 그것입니다. 날짜와 도수가 같이 적혀 있으면 그사이 얼마나 움직였는지가 그대로 드러납니다. 숫자 하나만 봐서는 알 수 없던 것이, 두 개가 되면 보입니다.

기록에서 보는 것은 세 가지입니다. 얼마나 움직였는지, 어느 쪽으로 움직였는지, 그리고 요즘 들어 그 움직임이 잦아들고 있는지입니다. 움직인 폭이 같아도 점점 잦아드는 중인지 계속 그만큼씩 움직이는 중인지에 따라 다음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세 번째가 특히 중요합니다. 몇 해 전에 크게 변했더라도 최근 두어 해가 잔잔하면 이제 자리를 잡아 가는 중으로 봅니다. 반대로 예전엔 잔잔했는데 최근에 움직였다면 왜 그런지부터 확인합니다. 다 합쳐 얼마나 변했느냐보다, 요즘 어떻게 변하고 있느냐가 판단을 더 크게 좌우합니다.

여기서 조심할 것이 하나 있습니다. 안경 도수가 바뀌었다고 해서 그게 다 눈이 변한 것은 아닙니다. 안경 도수는 주로 보는 거리에 맞춰 일부러 조금 낮춰 주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안경 도수가 달라진 폭과 눈이 실제로 변한 폭이 그대로 같지는 않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검사에서는 그날 눈에 힘이 얼마나 들어가 있었는지까지 같이 보면서 값을 다시 확인합니다.

또 하나, 양쪽 눈이 같은 속도로 변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한쪽만 계속 나빠지고 있다면 그것 자체를 따로 살펴봐야 합니다. 그래서 기록은 좌우를 합쳐 보지 않고 오른쪽 따로 왼쪽 따로 봅니다. 둘을 뭉뚱그려 평균을 내면 한쪽에서 벌어지는 일이 묻혀 버립니다.

빛이 각막과 수정체를 지나 망막에 맺혀야 상이 선명합니다. 근시는 그 초점이 망막 앞쪽에 맺히는 상태인데, 해마다 그 초점이 조금씩 더 앞으로 가고 있다면 눈이 아직 자리를 잡는 중이라는 뜻입니다.

하늘안과의원 (강남 본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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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이 없을 때 남는 방법

지난 처방을 챙겨 두신 분은 많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기록이 없으면 아예 못 보느냐 하면, 그건 아닙니다. 다만 확인하는 데 시간이 더 걸립니다.

첫째, 안경을 맞추신 곳에 기록이 남아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몇 년째 같은 안경점을 다니셨다면 한번 전화해 물어보실 만합니다.

둘째, 지금 쓰는 안경과 예전 안경이 남아 있으면 그것부터가 자료입니다. 안경알에 들어간 도수를 재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서랍에 굴러다니는 옛날 안경을 같이 가져가시면 값이 하나 늘어납니다. 언제 맞춘 것인지 어렴풋이라도 기억나시면 그 기억까지가 자료가 됩니다. 날짜를 정확히 몰라도 "군대 가기 전", "이사하기 전" 정도만 되어도 몇 년 간격인지가 잡힙니다.

셋째, 기록이 하나도 없으면 시간을 두고 다시 재 보는 방법이 남습니다. 오늘 잰 값을 첫 번째 값으로 잡아 두고, 얼마 뒤에 다시 재서 둘을 견주는 것입니다. 오래 걸리는 대신 가장 확실합니다.

셋 중 하나만 골라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옛날 안경 하나에 오늘 검사값이면 벌써 두 시점이 생기고, 여기에 안경점 기록까지 더해지면 어느 쪽으로 얼마나 변해 왔는지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날 상담의 목적을 '자료 모으기'로 잡으셔도 됩니다. 그렇게 정리해 두면 다음에 갔을 때 바로 다음 이야기로 넘어갑니다.

저희 하늘안과가 진단장비 안내에 목적이 다른 장비를 두고 있는 것도 확인할 항목이 여럿이기 때문입니다. 도수 하나만 재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각막이 어떻게 생겼는지와 눈 안쪽은 어떤지를 같이 봐야 그 도수를 제대로 읽을 수 있습니다.

검사 전에는 렌즈 착용을 중단해야 하며, 중단 기간은 렌즈 종류와 눈 상태에 따라 다르므로 예약할 때 확인하십시오. 도수가 얼마나 변했는지를 보려는 검사라면 이 준비가 특히 중요합니다. 렌즈 때문에 흔들린 값인지 눈이 정말 변한 것인지 구분할 수 없게 되기 때문입니다.

지금이 아니라는 답도 결론입니다

창가 상담 자리에 앉아 설명을 듣고 있는 뒷모습

상담에서 "조금 더 지켜봅시다"라는 말을 들으면 괜히 왔나 싶어집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그날 챙겨 오실 수 있는 것이 셋 있습니다.

첫 값이 생깁니다. 오늘 잰 값이 다음에 견줄 기준이 됩니다. 그동안 기록이 하나도 없던 분에게는 이것이 제일 큰 소득입니다.

무엇 때문인지를 알게 됩니다. 도수가 아직 움직여서인지, 각막에 볼 것이 있어서인지, 눈물막 때문인지에 따라 다음에 할 일이 달라집니다. "안 됩니다"라는 말만 듣고 오지 마시고, "무엇 때문에 지금은 아닌지"를 듣고 오십시오.

언제 다시 오면 되는지가 정해집니다. 다음에 언제 확인하면 되는지 물어 두시면 무작정 기다리지 않아도 됩니다. 날짜를 안 정해 두면 대개 잊고 지내다가 한참 뒤에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게 됩니다.

이 셋을 받아 오시려면 묻는 말을 바꾸셔야 합니다. "지금 수술이 되나요"라고 물으면 된다 안 된다는 답만 돌아오고 거기서 대화가 끝납니다. "지금이 아니라면 무엇 때문이고, 언제 다시 오면 될까요"라고 물으시면 위 세 가지가 한 번에 딸려 옵니다. 같은 자리에 앉아 있어도 들고 나오는 것이 달라집니다.

검사와 수술 모두 사전예약제로 안내되며, 진행 여부는 검사 결과와 상담을 거쳐 정해집니다. 그러니 그날의 목표를 위 세 가지 받아 오기로 잡아 두시면, 결론이 어느 쪽이든 헛걸음이 되지 않습니다. 시력교정 방식별 안내는 뉴스마일라식수술장비 페이지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시기를 정할 때 자주 묻는 것

도수가 높으면 아예 수술을 못 하나요?

도수 하나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깎을 양과 각막 두께를 같이 놓고 남는 두께를 계산해 본 다음에, 어떤 방식이 가능한지를 봅니다.

몇 년치 기록이 있어야 하나요?

몇 개여야 한다는 정해진 수는 없습니다. 시기가 다른 값이 둘 이상 있어야 변화를 볼 수 있다는 뜻입니다. 두 시점이 멀수록 판단하기 쉽습니다.

처방 기록이 없으면 그날 상담이 의미가 없나요?

오늘 잰 값이 다음에 견줄 첫 값이 되니 의미가 있습니다. 다음에 언제 올지까지 정해 두고 오시면 됩니다.

도수가 아직 움직이는데 미리 검사만 받아 둘 수 있나요?

됩니다. 첫 값을 미리 만들어 두는 것만으로 나중에 판단이 빨라집니다.

최근에 갑자기 나빠진 것 같은데 바로 수술하면 되나요?

최근에 많이 변했다면 왜 그런지부터 확인합니다. 갑자기 나빠지는 것은 도수 말고 다른 곳도 같이 봐야 한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한쪽 눈만 계속 나빠지는데 상관없나요?

양쪽이 다른 속도로 변하면 그것 자체를 살펴봐야 합니다. 기록을 오른쪽 왼쪽 나눠 정리해 가시면 도움이 됩니다.

옛날 안경을 가져가면 정말 도움이 되나요?

안경알에 들어간 도수를 재 볼 수 있어서, 시기가 다른 값이 하나 더 생깁니다. 언제 맞추셨는지 기억나시면 같이 말씀해 주십시오.

수술 가능 여부와 방법은 정밀 검사와 의료진 상담으로 개인별로 결정됩니다. 오늘 잰 값을 날짜까지 적어 남겨 두시면 다음 상담이 훨씬 짧아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