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깎을수록 회복이 오래 걸린다는 말은 자주 듣습니다. 그런데 이 말만으로는 일정을 짤 수가 없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골고루 길어지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시기 하나가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어느 시기가 늘어나는지 알면 계획이 달라집니다. 며칠을 비울까가 아니라 어떤 날을 비워야 하나를 정할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앞엣것으로 짠 일정은 대개 어긋나고, 뒤엣것으로 짠 일정은 대개 맞습니다.
그래서 이 글은 회복을 뭉뚱그려 말하지 않습니다. 표면을 다루는 방식에서 실제로 시간이 걸리는 대목을 먼저 짚고, 많이 깎을 때 그중 무엇이 길어지는지만 보겠습니다.
표면을 다루는 방식에서 시간이 걸리는 자리

각막은 바깥에 상피가 있고 그 아래 실질이 있습니다. 라섹은 절편을 만들지 않고 상피를 다룬 뒤 표면에서 실질을 교정합니다. 회복에 걸리는 시간은 이 방식에서 그대로 따라 나옵니다.
시간이 걸리는 자리는 둘입니다.
첫째, 벗겨 낸 표면이 다시 덮이는 며칠입니다. 상피를 다룬 자리는 저절로 덮여야 하는데, 덮이기 전까지는 표면이 그대로 드러나 있습니다. 이때는 뭐가 낀 것 같거나 시린 느낌이 있을 수 있고, 할 수 있는 일도 줄어듭니다. 회복 초반은 사실상 이 며칠을 견디는 일입니다.
둘째, 덮인 표면이 고르게 다듬어지는 몇 주입니다. 이때는 아픈 것보다 잘 안 보이는 것이 문제입니다. 덮이기는 했는데 표면이 아직 매끈하지 않으면 뿌옇게 보이거나 날마다 다르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겉으로는 다 나은 것처럼 보여서 "덮였으니 끝났네" 하고 넘겨짚기 쉬운 시기입니다.
절편을 만드는 방식과 견줘 보면 차이가 분명합니다. 그쪽은 벗긴 자리를 다시 덮어 주니 초반 며칠이 짧은 대신, 덮어 둔 경계를 한동안 조심해야 합니다. 표면을 다루는 쪽은 조심할 경계가 없는 대신 표면이 스스로 아물 시간을 일정에 넣어야 합니다. 어느 쪽이 낫다기보다, 일정을 비우는 모양이 서로 다릅니다.
그래서 이 방식을 알아보실 때는 "회복이 오래 걸린다"를 단점으로 보지 마시고 일정 문제로 보시는 편이 정확합니다. 시간을 낼 수 있으면 감당할 수 있고, 낼 수 없으면 그것 때문에 선택이 좁아집니다. 각막이 두꺼우냐만큼이나 달력에 여유가 있느냐가 실제 결정을 좌우합니다. 검사가 여러 가지인 것도 이 결정에 들어가는 값이 그만큼 많기 때문입니다. 어떤 검사가 있는지는 진단장비 안내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교정량이 커지면 무엇이 늘어나는가

여기에 도수가 높은 경우를 대 보겠습니다.
많이 깎는다는 것은 실질에서 덜어 내는 양이 많다는 뜻이고, 그만큼 넓게 그리고 깊이 다듬게 됩니다. 그래서 위의 둘 중 두 번째가 주로 길어집니다. 표면이 덮이는 며칠보다, 덮인 표면이 고르게 다듬어지기까지가 늘어납니다.
실제로는 이렇게 느껴집니다. 초반에 아픈 것은 들은 만큼이었는데, 잘 보이기 시작하는 때가 생각보다 늦고 그동안 시력이 오르락내리락합니다. 오늘은 괜찮다가 내일은 뿌옇고, 아침과 저녁이 다릅니다. 이렇게 오르내리는 것은 표면이 다듬어지는 동안 나타날 수 있는 모습입니다. 다만 미리 듣지 못하면 뭐가 잘못됐나 싶어집니다.
하나 더 길어지는 것이 눈부심과 빛 번짐이 남는 기간입니다. 넓게 다듬을수록, 어두운 곳에서 동공이 커졌을 때 그 가장자리가 느껴지는 기간이 길어질 수 있습니다. 낮에는 아무렇지 않은데 밤에만 그런 식으로 나타납니다.
반대로 첫 며칠은 깎는 양에 따라 크게 달라지지 않는 편입니다. 표면이 덮이는 속도는 얼마나 넓게 다뤘느냐보다 그 사람 표면이 얼마나 잘 아무느냐에 더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도수가 높으니 초반이 훨씬 힘들겠지" 하는 짐작은 실제와 어긋날 때가 있습니다. 아픈 기간이 길어진다기보다, 뿌연 기간이 길어지는 쪽에 가깝습니다.
회복 경과는 수술 내용과 눈 상태에 따라 개인별로 다릅니다. 지금까지 한 이야기는 어느 쪽이 길어지느냐에 대한 것이지, 얼마나 길어지느냐에 대한 것이 아닙니다. 얼마나인지는 검사값과 그날그날의 경과를 보고 담당 의료진이 판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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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이 아니라, 어떤 날을 비울 것인가

이제 일정으로 옮겨 보겠습니다. 두 시기는 성격이 다르니 비우는 방식도 달라야 합니다.
첫 며칠은 통으로 비우십시오. 표면이 덮이는 동안은 할 수 있는 일 자체가 적어서, 사이사이에 뭘 끼워 넣어 봐야 소용이 없습니다. 이때 회의나 출장을 잡아 두면 대개 취소하게 됩니다.
그다음 몇 주는 통으로 비우지 말고 골라서 비우십시오. 이때는 웬만한 일상은 하실 수 있는데 시력이 오르내릴 수 있으니, 눈이 또렷해야만 되는 일만 뒤로 미루면 됩니다. 잔손 가는 작업, 오래 붙잡고 봐야 하는 서류, 밤 운전, 중요한 발표처럼 그날 눈 상태에 결과가 걸린 일들이 여기 해당합니다.
이걸 나눠 보지 않으면 실수가 둘 생깁니다. 하나는 첫 며칠만 비워 두고 그 뒤에 중요한 일정을 몰아 두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몇 주를 통째로 비우려다 아예 날짜를 못 잡는 것입니다. 앞의 실수가 훨씬 흔합니다.
특히 시험, 면접, 자격 갱신처럼 날짜를 못 미루는 일정이 있다면, 그 날짜에서 거꾸로 세어 수술 날을 잡으셔야 합니다. 수술 날부터 정하고 나면 나중에 손쓸 방법이 없습니다.
거꾸로 셀 때는 수술한 날과 그 일정 사이에 경과 보러 오는 날이 몇 번 들어간다는 것도 같이 넣으십시오. 회복 기간만 세고 진료 오는 날을 빼놓으면 정작 그 주에 시간이 없습니다. 여기에 검사 전 렌즈를 빼고 지내는 기간까지 앞에 붙으니, 실제로 비워야 하는 기간은 수술 날 앞뒤로 생각보다 넓습니다.
비워야 하는 날을 정하는 순서
상담에서 아래 순서대로 확인하시면 일정이 잡힙니다.
첫째, 앞의 며칠과 뒤의 몇 주를 각각 얼마로 보는지 물어보십시오. "며칠 걸립니까" 하고 뭉쳐서 물으면 계획을 나눌 수가 없습니다.
둘째, 못 미루는 일정이 언제인지 먼저 말하십시오. 수술 날짜를 잡기 전에 이걸 알아야 거꾸로 셀 수 있습니다.
셋째, 뒤의 몇 주 동안 시력이 오르내릴 수 있는지 물어보십시오. 그럴 수 있다는 말을 미리 들어 두시면 그때 놀라지 않습니다.
넷째, 어떨 때 예약일 전에라도 전화해야 하는지 물어보십시오. 그냥 지나가는 과정인지 병원에 알려야 하는 변화인지를 가르는 선을 듣고 오십시오.
다섯째, 경과를 보러 언제언제 오게 되는지 물어보십시오. 그 날짜까지 넣어 비워야 진짜 계획이 됩니다.
다섯을 다 챙기기 벅차시면 둘째와 셋째만이라도 물어보십시오. 둘째는 수술 날짜를 정해 주고, 셋째는 그 뒤 몇 주를 어떻게 쓸지 정해 줍니다. 이 둘만 정리돼도 일정이 어그러지는 일은 거의 없어집니다.
검사 전에는 렌즈 착용을 중단해야 하며, 중단 기간은 렌즈 종류와 눈 상태에 따라 다르므로 예약할 때 확인하십시오. 도수가 높아 하드렌즈를 오래 끼신 분은 각막 모양이 평소와 달라져 있을 수 있어서, 이 준비가 특히 중요합니다. 검사와 수술 모두 사전예약제로 안내되며, 진행 여부는 검사 결과와 상담을 거쳐 정해집니다. 시력교정 방식별 안내는 뉴스마일라식과 수술장비 페이지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회복 구간에 대해 자주 묻는 것
교정량이 크면 라섹을 못 하나요?
도수가 높다고 미리 안 된다고 정해진 것은 없습니다. 각막 두께와 모양을 같이 놓고, 깎을 수 있는 양과 남는 두께를 계산해 본 뒤에 어떤 방식이 가능한지를 봅니다.
시력이 날마다 다른데 잘못된 건가요?
표면이 다듬어지는 동안 나타날 수 있는 모습입니다. 다만 어디까지가 괜찮은지를 미리 들어 두시고, 그 밖의 변화가 있으면 예약일 전이라도 병원에 확인하십시오.
밤에만 빛이 번져 보입니다.
어두운 데서 동공이 커지면 낮과 다르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밤 운전은 한번 직접 해 보고 괜찮은지 확인한 뒤에 다시 시작하십시오.
두 번째 구간에도 일은 할 수 있나요?
웬만한 일은 하실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눈이 또렷해야만 되는 일은 미루시는 편이 낫습니다. 어떤 일인지 구체적으로 말씀하시면 판단이 정확해집니다.
절편을 만드는 방식이 더 빠르지 않나요?
초반 며칠의 모습이 다를 뿐이고, 방식마다 미리 챙겨야 할 것이 서로 다릅니다. 어느 쪽으로 할 수 있는지는 검사값이 정합니다.
시험 날짜가 정해져 있는데 언제 받는 게 좋을까요?
그 날짜에서 거꾸로 세십시오. 렌즈 빼고 지내는 기간과 경과 보러 오는 날까지 넣어야 실제 일정이 나옵니다.
검사 전에 렌즈를 못 뺐으면 어떻게 하나요?
렌즈를 끼고 지낸 각막은 평소 모양과 달라서 값이 흔들릴 수 있고, 그러면 날을 다시 잡게 되기도 합니다. 접수하실 때 지금 어떤 렌즈를 쓰시는지 먼저 말씀해 두십시오.
수술 가능 여부와 방법은 정밀 검사와 의료진 상담으로 개인별로 결정됩니다. "며칠 걸립니까" 하고 뭉쳐 묻지 마시고, 앞의 며칠과 뒤의 몇 주를 나눠서 물어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