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과검사를 받고 싶다"는 말은 생각보다 넓습니다. 눈이 불편해서 원인을 찾으려는 것일 수도 있고, 시력교정을 알아보려고 조건을 확인하려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두 경우에 실제로 하는 검사는 겹치는 것이 많지만, 무엇을 확인하러 왔느냐가 다르면 무엇을 얼마나 재는지도 달라집니다.

이 차이를 모르고 접수하면 시간이 어긋납니다. 짧게 끝날 줄 알았는데 길어지거나, 수술 상담까지 기대하고 갔는데 그날은 증상만 확인하고 끝나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검사 이름을 늘어놓는 대신 두 갈래가 어디에서 갈라지는지를 보겠습니다.

같은 이름의 검사가 서로 다른 질문에 답합니다

접수 데스크 앞에서 예약 통화를 하고 있는 뒷모습

시력을 재는 일로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눈이 불편해 오신 분에게 시력 측정은 "지금 얼마나 보이시는가"를 확인하는 일입니다. 불편하다고 하시는 그 눈이 실제로 얼마나 안 보이는지부터 알아야 다음 이야기가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수술을 생각하고 오시면 같은 측정에서 궁금한 것이 달라집니다. 이때는 "교정하면 얼마나 좋아지는가"를 봅니다. 지금 얼마나 보이는지보다, 도수를 얼마나 넣었을 때 어디까지 보이는지가 수술 계획의 바탕이 됩니다. 같은 시력표를 읽어도 적어 두는 값이 다른 것입니다.

빛이 각막과 수정체를 지나 망막에 맺혀야 상이 선명합니다. 이 길 어딘가에서 문제가 생기면 흐려 보이는데, 증상으로 오신 분의 검사는 그 길에서 탈이 난 자리를 찾고, 수술을 앞둔 분의 검사는 그 길을 어떻게 고쳐 놓을지를 잽니다. 찾는 일과 재는 일은 하는 이유가 다르니, 같은 장비를 써도 눈여겨보는 값이 달라집니다.

저희 하늘안과가 진단장비 안내에 목적이 다른 장비를 두고 있는 것도 확인할 항목이 여럿이기 때문입니다. 장비가 많다고 해서 그것을 다 받는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날 알아야 할 것에 답이 되는 검사만 골라서 합니다.

이 차이는 결과지에서도 그대로 보입니다. 증상으로 받은 결과지는 "어디에 무엇이 보인다"고 적혀 있고, 수술을 앞두고 받은 결과지는 "이 숫자면 어떤 방법이 가능하다"는 쪽으로 이어집니다. 같은 항목이 양쪽에 다 적혀 있어도 읽는 방향이 정반대인 셈입니다. 그러니 결과 설명을 들으실 때 "이 값은 왜 재신 건가요"를 같이 물어보시면 훨씬 빨리 이해됩니다.

증상으로 왔을 때 검사가 향하는 곳

창으로 빛이 드는 조용한 대기 공간과 빈 의자들

눈이 불편해서 오셨다면 검사는 탈이 난 곳이 눈의 어디쯤인지를 좁혀 갑니다.

가장 바깥은 표면입니다. 눈물막과 각막 표면 상태를 보고, 마르거나 자극받은 흔적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화끈거리고, 뭐가 낀 것 같고, 시리고, 뻑뻑한 느낌은 대개 이 단계에서 이유가 나옵니다.

그다음은 눈 안쪽 구조입니다. 수정체가 맑은지, 안압이 어떤지, 시신경과 망막에 변화가 있는지 봅니다. 흐리게 보이는 원인이 표면이 아니라 눈 안쪽에 있을 때가 있어서, 표면만 보고 끝내면 놓치는 것이 생깁니다. 똑같이 '뿌옇다'고 말씀하셔도 눈이 말라서 그럴 수도 있고 수정체가 변해서 그럴 수도 있는데, 두 경우에 이어지는 이야기는 전혀 다릅니다.

이 갈래의 검사는 대체로 바깥에서 안쪽으로 들어갑니다. 바깥에서 원인이 설명되면 안쪽까지 넓게 볼 일이 줄고, 설명이 안 되면 범위를 넓힙니다. 그래서 "검사를 몇 개나 받나요"에는 미리 정해진 답이 없습니다. 앞 검사에서 무엇이 나오느냐가 다음을 정합니다.

이 갈래에서는 눈동자를 넓히는 약, 그러니까 산동제를 넣고 하는 검사가 들어갈 때가 많습니다. 눈 안쪽을 넓게 보려면 동공을 열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산동제를 사용하는 검사가 포함되면 검사 후 한동안 눈부심과 흐림이 남습니다. 그래서 증상으로 오시는 날은 그날 운전을 하지 않는 쪽으로 계획해 두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여기서 자주 생기는 오해가 하나 있습니다. "검사상 이상 없습니다"라는 말을 들었다고 해서 불편함까지 없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눈 구조가 멀쩡한 것과 눈이 편한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그럴 때는 어떻게 지내시는지를 놓고 다시 봅니다. 화면을 몇 시간이나 보는지, 에어컨 바람이 얼굴로 오는 자리에 앉는지, 방이 건조한지, 렌즈를 하루 몇 시간 끼는지 같은 것들입니다.

반대인 경우도 있습니다. 별로 불편하지 않은데 검사에서 살펴볼 것이 나오기도 합니다. 눈은 한쪽이 나빠져도 다른 쪽이 대신 봐 주기 때문에, 초기에는 본인이 잘 못 느낍니다. 불편한 정도가 크지 않다고 해서 눈에 아무 일도 없는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하늘안과의원 (강남 본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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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을 생각하고 오시면 무엇이 더 늘어나나

시력교정을 생각하고 오시면 여기에 수술 계획을 짜기 위한 측정이 더 붙습니다.

이때 가장 중요해지는 것이 각막의 두께와 모양입니다. 얼마나 깎을 수 있는지, 깎고 나면 얼마가 남는지가 어떤 방식으로 할지를 정하기 때문입니다. 난시는 크기와 방향을 같이 재고, 눈물막 상태도 따로 봅니다. 눈물막이 불안정하면 잰 값 자체가 흔들리고, 그러면 그 값으로 세운 계획도 같이 흔들립니다.

증상으로 왔을 때와 가장 크게 다른 점은 같은 값이 다시 나오는지까지 확인한다는 것입니다. 한 번 재서 나온 숫자를 그대로 쓰지 않고, 방법을 달리해 잰 값들이 서로 맞아떨어지는지를 봅니다. 어긋나면 이유를 찾아 다시 재기 때문에 시간이 더 걸립니다.

또 하나 늘어나는 것이 눈 안쪽을 살피는 일입니다. 교정은 각막에서 하지만, 그 수술을 해도 되는지는 각막만 보고 정하지 않습니다. 안압이나 시신경, 망막에 살펴볼 것이 있으면 그쪽부터 정리해야 수술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각막만 괜찮으면 되는 줄 알고 오셨다가 볼 것이 늘어나는 경우가 여기서 나옵니다.

이 값을 누가 설명해 주는지도 같이 봐 두시면 좋습니다. 저희 하늘안과는 전문의료진 안내에 담당 분야를 나누어 두고 있는데, 결과지를 어떻게 읽어 주는지는 그 분야와 이어집니다.

검사 전에는 렌즈 착용을 중단해야 하며, 중단 기간은 렌즈 종류와 눈 상태에 따라 다르므로 예약할 때 확인하십시오. 증상 때문에 오실 때는 이 준비가 없어도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수술을 앞두고 오실 때는 이걸 지키지 않으면 그날 잰 값을 쓰지 못합니다. 두 갈래에서 실제로 가장 크게 차이 나는 준비가 이것입니다.

접수 전에 한 문장으로 정해 두십시오

안과검사가 증상 확인과 수술 준비 두 갈래로 갈리는 분기 도식

예약 전화를 하실 때나 접수하실 때 아래 순서로 말씀해 두시면 그날 일정이 어긋나지 않습니다.

첫째, 오시는 이유를 한 문장으로 말하십시오. "며칠 전부터 오른쪽 눈이 뻑뻑하다"와 "시력교정이 가능한지 알아보고 싶다"는 서로 다른 준비로 이어집니다.

둘째, 렌즈를 끼고 계시면 어떤 렌즈인지까지 말하십시오. 소프트인지 하드인지에 따라 며칠 전부터 빼야 하는지가 달라지고, 하드 쪽이 더 길게 잡는 것이 보통입니다.

셋째, 검사 뒤에 다른 일정이 있는지 말하십시오. 산동 검사가 들어갈 것 같으면 미리 시간을 옮길 수 있습니다.

넷째, 예전 검사 자료가 있으면 가져가겠다고 말하십시오. 안경 처방전이나 다른 병원 결과지가 있으면 견줘 볼 값이 늘어납니다. 날짜가 같이 적혀 있으면 더 좋습니다. 지금 숫자 하나보다 그 숫자가 그동안 어떻게 변해 왔는지가 판단에 더 많이 쓰이기 때문입니다.

이 네 마디는 짧아도 그날 받는 검사를 실제로 바꿉니다. 요일과 시간도 같이 확인해 두십시오. 진료시간 안내에서 쉬는 날과 점심시간을 미리 보고 예약하시면, 검사를 하다가 시간이 걸려 다음에 다시 오는 일을 줄일 수 있습니다.

검사와 수술 모두 사전예약제로 안내되며, 진행 여부는 검사 결과와 상담을 거쳐 정해집니다. 예약할 때 내가 어느 쪽으로 가는지 미리 말해 두는 것만으로도 그날이 많이 달라집니다.

검사를 앞두고 자주 묻는 것

증상 검사와 수술 검사를 하루에 다 받을 수 있나요?

둘 다 되는 날도 있습니다. 다만 증상부터 봐야겠다고 판단되면 그쪽을 먼저 하고, 수술을 위한 측정은 눈 상태가 정리된 다음으로 미룰 수 있습니다.

검사에 시간이 얼마나 걸리나요?

무엇을 재느냐, 산동제를 넣느냐에 따라 다릅니다. 접수하실 때 그날 얼마나 걸릴지 같이 물어 두십시오.

다른 곳에서 받은 결과지를 가져가면 다시 안 해도 되나요?

어떤 값이냐에 따라 다릅니다. 견줘 보는 자료로는 쓸모가 많지만, 수술 계획에 쓰는 값은 같은 조건에서 다시 재는 경우가 많습니다.

검사 결과에 이상이 없다고 하는데 계속 불편합니다.

눈 구조가 멀쩡한 것과 눈이 편한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그럴 때는 어디서 어떻게 지내시는지, 눈을 어떻게 쓰시는지를 놓고 다시 봅니다.

안경점 검사와 안과 검사는 무엇이 다른가요?

안경점은 안경 도수를 맞추는 것이 목적이고, 안과에서는 그 앞뒤로 눈 상태와 왜 그렇게 됐는지까지 같이 봅니다.

증상이 없어도 검사를 받을 이유가 있나요?

눈은 한쪽이 대신 봐 주기 때문에 초기 변화를 본인이 잘 못 느낍니다. 지금 값을 한 번 남겨 두면 나중에 무엇이 달라졌는지 견줘 볼 수 있습니다.

검사 결과지는 받아 올 수 있나요?

받아 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나중에 다시 알아보실 때 그사이 무엇이 달라졌는지 볼 수 있는 자료가 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안내이며 개인의 진단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예약할 때 내가 어느 쪽으로 가는지 한마디만 정해 두셔도 그날이 훨씬 수월해집니다.